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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기

글 · FunTe 공포 단편선

⚠️ 심약자 주의 — 위이이이이이이잉…

위이이이이이이잉……

그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귓바퀴 안쪽을 얇은 실톱으로 긋는 것 같은 소리. 나는 눈도 뜨지 않은 채 손을 얼굴 위로 낚아채듯 휘둘러 허공을 움켜쥐었다. 손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잡힌 느낌조차 없다. 짜증이 명치 밑에서 부글거리기 시작했다. 내일은 반년을 준비한 미팅이 있는 날이다. 하필 오늘 밤, 하필 이 모기가.

피해를 입으면 보상을 받고 싶어지는 법이다. 그렇지만 모기 따위가 무슨 보상을 하겠는가. 제 목숨으로 내 잠을 깨운 죗값을 치르는 수밖에.

위이이이이이잉……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이 모기 새끼. 반드시 잡아야 직성이 풀리겠다.

어둠 속에서 벽을 더듬어 전등 스위치를 눌렀다. 한껏 벌어졌던 동공에 형광등 빛이 쏟아지자 눈이 아려 저절로 감겼다. 잠시 후 다시 눈을 뜨니 익숙한 원룸이 눈에 들어온다. 손바닥만 한 방. 한쪽 벽엔 커다란 창, 그 창을 방충망이 얇은 은빛 격자로 덮고 있다. 현관 옆엔 싱크대, 가장 안쪽 모퉁이엔 방금까지 내가 누워 있던 침대, 그 옆엔 책상. 어디 숨었어, 이 새끼.

위이이이이잉……

코딱지만 한 방인데도 소리의 주인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소리는 방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었지만, 현관 쪽으로 다가갈수록 아주 조금씩 또렷해졌다. 나는 소리를 낚싯줄 삼아 벽을 따라 조심조심 움직였다. 싱크대 앞에 서자 소리가 확연히 커졌다.

윙윙윙윙윙위이이이잉……

찬장 아래, 그늘진 벽면에 모기 한 마리가 붙어 있었다. 잡았다.

위잉위잉윙윙윙위이이이잉……

손바닥을 들어 벽을 향해 힘껏 내리치려는 찰나, 이상한 의문이 머릿속을 스쳤다.

가만히 앉아 있는 모기한테서, 왜 날갯소리가 나지?

그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손바닥 한복판을 무언가가 관통했다.

아얏!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뒤집어 보았다. 손바닥 가운데에서 피가 뭉글뭉글 솟아오르고, 그 위로 표면장력에 맺힌 핏방울 위에 짓눌린 모기 한 마리가 얹혀 있었다. 그런데 머리가 이상하다. 보통 모기보다 머리통이 크고, 주둥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은빛 송곳 같은 것이 박혀 있다.

이게 무슨 모기지. 산모기가 이렇게 생겼던가.

그렇게 들여다보는 순간, 짓눌린 모기가 움찔 몸을 떨더니 작게

윙윙……

소리를 냈다. 나는 그 머리를 정면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똑똑히 보았다. 주둥이에 달린 송곳이 드릴처럼 회전하고 있었다. 내 살점 속으로 파고들려는 듯, 미세하게, 규칙적으로.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히…… 히익!

수도를 틀어 손을 처박았다. 물살을 따라 모기는 하수구로 빨려 들어갔다. 피가 씻긴 자리에는 딱 그 송곳만 한 굵기로 찔린 상처가 나 있었다. 지혈이 되지 않았다. 피는 계속 흘렀다.

젠장, 뭐 저런 모기가 다 있어. 잡긴 잡았는데 찜찜함이 도무지 가시질 않는다. 내일 저 이상한 모기를 좀 알아봐야겠어. 어쨌든 이제 없어졌으니 상처나 싸매고 자자. 그렇게 생각하며 구급상자를 꺼내려 책상 쪽으로 몸을 돌리는데,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아까 그 소리가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훨씬 크다. 어디서 나는지 찾을 필요도 없었다.

창문 쪽이 분명했으니까.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닫혀 있는 방충망에, 수백 마리의 모기가 새까맣게 달라붙어 있었다. 저마다 커다란 머리에 달린 은빛 드릴을 돌리며, 은빛 격자를 한 올 한 올 뚫고 있었다. 방충망 곳곳에서 실오라기 같은 금속음이 겹쳐 울렸다.

위이이이이이이이잉!!!!!!!

나는 지금 살충제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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